원래 성수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은 반면 현수교의 폭은 매우 좁아서 일방통행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가는 길에 비해 오는 길을 엄청 돌아가게 설계해 놓았지만, 이날은 비성수기에다가 심지어 그냥 사람이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 현수교 위에서 뭘 하던 상관이 없었다.
가는 길은 전형적인 산길이었다. 사람도 없고 오직 낙석만이 반기는 수준이다. 대충 20분 정도를 걷다 보면 계단이 나오고, 내려가면 바로 꿈의 현수교(夢のつり橋)가 나온다. 확실히 료고쿠 현수교에 비해 엄청 길기도 하고 좁고 높았다. 위에 슬쩍 올라가 보니 바람을 따라서 엄청 휘청였다.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앉아도 봤는데, 아주 난리도 아니게 흔들렸다. 생각보다 스릴이 상당했다.
그렇게 현수교를 2~3 왕복 정도하며 적당히 즐겼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참 좋았다. 아래로 보이는 오이가와의 물은 엄청나게 맑아서, 현수교에서도 강 밑바닥이 보일 정도였다. 색도 에메랄드 빛으로 아주 이뻤다.